열두 살 알조가 사는 집은 필리핀 세부의 쓰레기 마을 언덕에 있다. 나무판자로 지어진 6.6㎡(2평) 남짓한 공간에는 알조와 부모, 형제 10여명이 산다. 한국에서 비행기로 4시간 이상 떨어진 거리에 있는 그 집이 18일 서울시청 서울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 2016 디아코니아 코리아’에 참여한 한국컴패션에 의해서다. 알조는 컴패션의 후원 아동이다.
집 안은 필리핀에서 가져온 쓰레기부터 알조 가족의 옷가지, 후원자와 주고받은 편지 등이 채우고 있었다. 컴패션 직원 진효찬씨는 “관람객들이 후원 아동의 삶을 실감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같이 부스를 꾸몄다”고 밝혔다. 집 옆에는 ‘소망의 방’이라는 공간도 만들어 관람객이 원할 경우 가난하고 소외된 어린이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서울광장에는 100여개의 기독교 계열 사회복지 기관·단체들이 부스를 설치하고 관람객을 맞았다. 부스는 ‘지역사회개발’ ‘다문화’ ‘소외계층’ ‘북한’ ‘노인’ ‘아동·청소년’ ‘보건의료’ ‘가정·여성’ ‘장애인’ 등 9개 영역으로 나뉘어 운영됐다. 정오가 지나자 식사를 마친 인근 직장인들이 몰려왔다. 인파는 대체로 ‘밥퍼 다일공동체’나 ‘동방사회복지회’ 등 이름이 알려진 기관의 부스에 몰렸다.
‘직접 체험’을 제공하는 곳도 인기를 끌었다. 특히 기획전시관에 마련된 쪽방촌 체험 코너에는 줄이 끊이지 않았다. 직장 동료와 함께 체험을 마친 강한순(29)씨는 “잠깐 앉아 있었는데도 답답하고 우울해지는 것 같았다”며 “혹한, 혹서기에도 이렇게 좁고 누추한 곳에서 생활하는 많은 이웃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교대안학교 부스 역시 주목을 받았다. 엑스포에는 총 16곳의 기독교대안학교가 참여해 특색 있는 교육과정 등을 소개했다. 그 중 IT기독학교는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가상현실(VR)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과 함께 온 박인혜(43·여)씨는 “공교육이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어 고민이 많다. 대안교육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밀알두레학교 정기원 교장은 “엑스포를 통해 많은 학부모들에게 기독교 신앙을 기반으로 한 대안교육의 장점을 소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전시에는 서울 연동교회, 전주중부교회 등 사회복지 사역을 하고 있는 교회들도 다수 참여했다. 각 영역별 부스전시는 20일까지 이어진다.
이날 서울광장 인근 서울시의회 건물에서는 2016디아코니아코리아조직위원회가 주최한 ‘한국교회 자원봉사 콘퍼런스’가 열렸다.
이승훈 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 교수는 "한국사회가 개인주의와 다원주의의 심화로 공동체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한국교회가 공공성을 지닌 사회봉사와 연대활동을 통해 기독교 문화를 확장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다양한 참여와 교육을 통해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시대적 흐름을 거스르는 '작은 성공 이야기'를 만들고 한국사회의 문화를 바꾸는 에너지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철 백석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도 "크리스천에게 섬김의 모델은 '사회복지사'이셨던 예수 그리스도"라면서 "성경적 리더십과 전문성을 갖고 교회 울타리를 넘어 타종교, 시민사회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사회를 섬길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한호 춘천 동부교회 목사는 "일반인들은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인류애를 바탕으로 봉사활동을 하지만 기독교인은 '하나님이 나에게 이 일을 주셨다'는 부르심에 따라 봉사한다"며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둔 한국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선포자에 머물지 말고 실천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사야 백상현 기자 Isaiah@kmib.co.kr, 사진=강만석 기자
언론보도 및 홍보자료
<국민일보> 쪽방·쓰레기 마을… 서울광장서 가난 느껴보세요
2018-01-03 19:52:28
관리자
조회수 1190
쪽방·쓰레기 마을… 서울광장서 가난 느껴보세요
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 2016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18일 마련된 ‘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 2016 디아코니아 코리아’의 기획전시관을 찾은 밀알두레학교 학생들이 쪽방촌 체험을 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630599&code=23111111&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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