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장 러브레터
사랑하는 밀알두레 가족 여러분!
3.10.40
이 숫자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힌트를 드린다면 초대교회와 상관이 있는 숫자입니다. 조금 더 힌트를 드린다면 초대교회의 성장과 관련이 있는 숫자입니다. 어려우시죠? 답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초대교회 3세기동안, 10년에 40%씩 기독교인의 숫자가 늘어났다는 것을 나타내는 숫자입니다.
초대교회는 철저하게 폐쇄적 공동체를 지향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기독교인인 것이 발각이 되면 구성원들은 모두 끔찍한 처벌(처형)을 받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공동체 모임 장소에는 문지기가 숨어서 이방인의 출입을 통제했습니다. 전도는 어불성설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기독교인의 숫자는 10년에 40%씩 300년 동안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알렌 크라이더 박사는 [초대교회에 길을 묻다]라는 책에서 초대교회 기독교인의 폭발적 성장의 비결을 한 단어로 설명했습니다. ‘매력’입니다. 기독교 공동체에는 2가지 매력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첫 번째는 ‘하나님의 능력’이었고, 두 번째는 ‘생명을 주는 일탈’이었습니다. 귀신을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며, 운명을 바꾸고, 죽음까지 이기는 하나님의 능력이 드러났다는 것입니다. 생명을 주는 일탈은 나그네와 이웃을 생명을 다해 돌보았고, 주인은 노예와 거룩한 입맞춤을 했고, 가난한 사람들을 섬기고 그들의 장례를 도운 것입니다. AD 200년 북부 아프리카에 발견된 기독교인의 이야기 기록에 이런 글이 남아 있습니다. ‘기독교인들은 위대한 설교를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위대한 삶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초대교회 이야기를 말씀드리는 이유는 밀알두레학교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밀알두레학교를 상징하는 숫자가 있습니다. 85.20 입니다. 이 숫자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2011년 밀알두레학교를 시작할 때 학생 숫자가 85명이었고, 교사 숫자가 20명이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2024년 밀알두레학교는 학생 수는 295명, 교사 수는 59명이 되었습니다. 적어도 10년 동안 250% 이상의 성장이 있었습니다.
밀알두레학교가 이토록 성장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초대교회 성장 이유와 똑같습니다. 1.하나님의 능력 2.생명을 주는 일탈. 이 두 가지는 초대교회의 성장의 비결 일뿐 아니라 밀알두레학교의 성장 비결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능력이 아니고서는 왕자궁 마을에 50억이나 되는 밀알두레학교가 세워질 수 없었고, 한중일 교류의 중심이 될 수 없었고, 154명이나 되는 졸업생을 어떻게 배출할 수 있었을까요? 생명을 주는 일탈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컴패션을 통해 태국의 아이들을 23명을 입양해서 돕고 있습니다. 매달 기부금과 헌금을 통해 태아,영아 보존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태국뿐만 아니라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통해 재난국가, 전쟁국가, 다문화 아이들, 미혼모기관을 돕는 일을 했습니다. ‘거저 받았으니 거저주자’란 모토는 밀알두레의 정신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초대교회 성장이 되었던 2가지 비결뿐 아니라 밀알두레학교는 1가지 매력을 더 가지고 있다는 것을 13년 밀알두레를 겪으면서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공동체성’입니다. 밀알두레는 처음부터 공동체였습니다.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세운 학교’ 이것이 밀알두레학교의 또 다른 이름이었습니다. 초기 운영위원회에서 교사들은 등록금 인상을 반대했습니다. 부모님들의 헌신과 수고를 너무나 잘 알았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학부모님들께 재정적 부담을 드리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반면, 학부모님들은 등록금 인상을 찬성했습니다. 교사들의 급여와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이유였습니다. 이것을 가지고 밤새 다투었습니다. 이상하지만 행복한 다툼이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초등 체육 한마당, 바자회, 블레싱 기도회, 12학년 기도회, 학부모 목회자 기도모임, 푸른초장 프로젝트, 밀알두레 가족캠프 등등 여전히 밀알두레학교는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조금은 번거롭고 고단한 일이지만 어떻게든 함께 하려고 애쓰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이런 학교가 어디에 있을까요? 세상에 이런 공동체가 어디에 있을까요? 너무나 자랑스럽고 뿌듯합니다.
그런데 파커 파머는 공동체를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내가 가장 함께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는 그곳, 하지만 그 사람이 떠나가면 똑같은 사람이 또 오는 곳이 공동체이다’ 뭔가 불편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틀린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습니다. 사실 우리는 번거롭고 고단한 수고를 통해 서로를 참고 버티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공동체의 현실이 늘 따뜻하고 풋풋한 것만은 아닙니다. 파크 파머의 말처럼 나와 너무 달라 불편한 누군가가 내 옆에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불편한 누군가가 내 옆에 있다고 생각한다면, 누군가도 나를 불편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공동체는 언제나 빛과 그림자가 있습니다. 자랑스럽고 뿌듯한 밀알두레 공동체에도 함께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순간 순간 생기고 사라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갈등이 없는 공동체는 없습니다. 갈등을 푸는 방식의 문제입니다. 밀알두레학교가 아름답고 선한 공동체로 성장해온 비결은 갈등을 푸는 방식에 있습니다. 밀알두레학교가 아름답고 선한 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는 비결도 갈등을 푸는 방식에 있을 것입니다.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편 133편 1절)
2024년 서로의 머리와 가슴을 맞대고 ‘연합‘하길 원합니다.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를 존중하며 ‘동거’하길 원합니다.
어느 해보다 선하고 아름다운 공동체로 성장하는 2024년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고 소망합니다.
(위 내용은 2월 24일(토) 밀알두레 가족캠프 마지막 시간에 나눈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2024년 3월4일 밀알두레 심부름꾼 신기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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