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장 러브레터
사랑하는 밀알두레 가족 여러분!
평안하셨나요? 새로운 계절과 함께 인사드립니다. ‘가을입니다.’
이번 여름처럼 가을을 간절하게 기다려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 추석 ‘한가위’를 이제는 추석 ‘한더위’로 써야한다는 말에 고개를 격하게 끄덕 일만큼 무덥고 무서운(?) 여름이었습니다.
가을을 간절히 기다린 만큼, 가을을 두 팔 벌려 격렬하게 반기면서 가을이 궁금해졌습니다. ‘가을’은 ‘가슬한다’, ‘가실한다’라는 옛말(방언)로부터 왔다고 합니다. ‘가슬과 가실’은 ‘추수한다’라는 말의 옛말입니다. 넓은 논과 밭에 직접 나가 추수할 일은 없지만, 2024년 한해를 돌아보면서 내 인생의 추수할 열매를 묵상해보라는 의미로 가을을 맞이해보면 좋겠습니다.
얼마 전, 학부모 상담주간(9월9일-27일)에 교과 상담을 마치고 가시는 아버님을 학교에서 만났습니다. 표정이 유독 밝아 보이셨는데, 해주신 말씀은 찬란할 만큼 더 밝아서 놀랐습니다. 학부모 상담에서 ‘은혜’를 받았다고 하셨습니다. ‘학부모 상담에서 왠 은혜?’ 다음 날, 그 분의 페이스북을 통해 은혜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고등 학부모님께 허락을 받아 페이스북(facebook) 전문을 싣습니다]
<교과 상담>
『오늘 저는 사전 약속을 통해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 가서, 네 분의 선생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그리고 몇 일 후에는 또 몇 분의 선생님을 더 만날 계획입니다. 10년째 학교 다니면서 처음으로, 모든 교과 선생님들과의 교과 상담을 신청했기 때문입니다.
중학교까지는 담임 선생님과만 가끔 뵈었습니다. 필수 정기 상담 외에는 아이가 친구와의 관계 때문에 힘들어할 때, 선생님들과 고민을 나누었던 것이 다였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니... 부모 마음이란 게 자연스럽게 학습으로 관심이 넘어갑니다.
아이가 각 교과에서 학습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어떤 부분을 더 도와줄 수 있을지? 등을 이야기 나눠 보고 싶었습니다. 불안한 마음으로 갔던 상담이었는데, 의외의 위로와 격려, 은혜를 받고 왔습니다. 무엇보다도 선생님들께서 우리 아이를 얼마나 사랑의 마음으로 대하고 계신지가 느껴져서 감동이 되었습니다. 아이의 좋은 친구들이야기에, 우리가 어떻게 그런 복을 받았나 하고 감사가 터져 나왔습니다.
선생님의 한 말씀 한 말씀이 마음을 뭉클하게 하고, 눈물이 핑 돌게 했습니다. 마지막 상담하신 선생님께서
아이를 위해 축복의 기도를 해 주실 때는.... '그래 이게 기독교대안학교지...'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공교육에서는 갈수록 교사-학부모 간의 담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그래도 정기적인 상담 기간이 있었는데, 그것이 상시 상담으로 바뀌면서 사실상 없어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한 아이를 향한 같은 비전을 가진 교사와 학부모의 협업만큼 아이에게 좋은 환경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교사와 학부모가 닫힌 마음을 열고 아이들의 (학업만이 아닌) [총체적 성장]을 위해 대화하는 일들이 많아지기를 기도해 봅니다.』
제 가슴에 깊은 여운으로 남은 한 단어를 고르라면 [총체적 성장] 입니다. 밀알두레학교가 맺을 열매들이 추수 때에 어떤 모습이면 좋을까? 총체적 성장으로 빛나는 열매이면 좋겠습니다. 총체적 성장으로 세상을 밝게 하는 열매이면 정말 좋겠습니다. 유난히 기다렸던 가을, 우리 공동체 모든 구성원들이 총체적 성장으로 영글어가는 2024년 가을 되길 기도합니다.
2024.0930. 밀알두레 심부름꾼 신기원 올림
번호 | 제목 | 작성자 | 등록일 | 조회수 |
---|---|---|---|---|
42 | 3월 신교장의 러브레터-가정방문 | 관리자 | 2025-03-28 | 7 |
41 | 겨울호(12월, 1월, 2월) 신교장의 러브레터-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As I have loves you) | 관리자 | 2025-02-28 | 43 |
40 | 11월 신교장의 러브레터-MD스콜레 | 관리자 | 2024-11-28 | 97 |
39 | 10월 학교장의 러브레터 - 더 낮아지려고 애쓰는 공동체 | 관리자 | 2024-10-31 | 91 |
38 | 9월 학교장의 러브레터 - 총체적 성장을 꿈꾼다 | 관리자 | 2024-09-27 | 102 |
37 | 7월,8월 - 신교장의 러브레터 - '틈'을 만나다 | 관리자 | 2024-08-30 | 111 |
36 | 6월 신교장의 러브레터-여름이 온다 | 관리자 | 2024-06-28 | 127 |
35 | 5월 신교장의 러브레터 - 우땅즈의 '함께'란? | 관리자 | 2024-06-04 | 127 |
34 | 4월 신교장의 러브레터-어떤 사역을 [기독교 대안학교 연맹]과 함께 해 나갈 수 있을까? | 관리자 | 2024-04-30 | 146 |
33 | 3월 신교장의 러브레터 - 기대연(기독교대안학교연맹)과 함께 기독교 대안교육을 꿈꿉니다 | 관리자 | 2024-04-01 | 137 |
32 | 1,2월 - 신교장의 러브레터 - 3.10.40 | 관리자 | 2024-03-04 | 136 |
31 | 12월 - 신교장의 러브레터 - 2023년 밀알두레 5대 뉴스 | 관리자 | 2023-12-30 | 152 |
30 | 11월 - 신교장의 러브레터 - 3가지 에피소드 | 관리자 | 2023-11-30 | 153 |
29 | 10월 신교장의 러브레터 - 10번째 체육 한마당 | 관리자 | 2023-11-02 | 156 |
28 | 9월 - 신교장의 러브레터 - 기독학부모, 빼앗긴 봄을 찾아오자 | 관리자 | 2023-09-27 | 16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