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장 러브레터
사랑하는 밀알두레 가족 여러분!
샬롬!
2025년 새 학기가 3월의 벽을 훌쩍 넘어 4월로 향하고 있습니다. 봄이 성큼 다가온 것입니다.
이번 신교장의 러브레터 주제는 ‘가정방문’입니다.
밀알두레학교는 개교(2011년) 이래 첫째마당(3,4월) 기간이 되면 어김없이 ‘가정방문’을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어느덧 15년째입니다. 물론 코로나 기간에는 가정방문이 불가했습니다. 가정방문은 말 그대로 담임선생님이 자신이 맡은 반 아이들의 집을 방문하는 것입니다. 이제 초중고 과정별로 가정 방문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입니다.
이에 즈음하여 밀알두레학교가 가정방문을 왜 중요한 교육활동으로 생각하는지 말씀드립니다.
1)관계의 재료를 얻는다.
-가정을 방문하면 교사에게 가장 궁금한 장소는 아이의 방입니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각자 자기 방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아이들은 자기만의 공간과 영역이 있습니다. 아이가 지내는 공간과 영역을 보면, 아이의 가정생활이 그려집니다, 어디서 잠을 자는지, 어디서 식사를 하는지, 어디서 숙제를 하는지, 어디서 주로 시간을 보내는지 한 눈에 들어오고 기억에 남습니다. 이 기억은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를 한 층 더 깊게 하는 중요한 관계의 재료가 됩니다. 게다가 아이의 과거(앨범, 지난 시절의 흔적 등, 심지어 현관에 아이의 배냇저고리를 전시한 집도 있었음)를 공유하게 되면 아이는 더 이상 2차원에 머물지 않고 3차원의 입체적 대상으로 새롭게 인식되기 시작합니다.
2)관계의 진국을 경험한다.
-누군가의 방을 본다는 것은 개인의 내밀한 세계에 대한 경험입니다. 가정을 본다는 것은 가정의 내밀한 세계를 보는 것입니다. 내밀한 세계는 정신, 철학, 심리, 신앙, 취향, 특기를 포함합니다. 다시 말해서 가정의 세계관을 보는 것입니다. 가정의 세계관이 드러난 공간에서 실제 가정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마치 윤동주의 생가에 가서 윤동주의 시를 읽는 것이고, 요한 슈트라우스의 도시 빈(Wien)에서 슈트라우스의 왈츠를 듣는 것과 같은 것이다. 생각만 해도 황홀해집니다. 서민적으로 표현하면 50년 된 낡은 국밥집에서 50년을 우려낸 국밥을 먹는 것과 같은 느낌이지요. 진(眞)국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3)새로운 관계로 성장한다.
-누군가 집을 방문한다는 것은 그만큼 친밀함으로 한 발작 나아가는 것입니다. 관계없이 교육할 수 없습니다. 가정과 학교가 교육 파트너로 함께 갈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가 친밀함입니다. 물론 가정방문의 지향은 친밀함 자체가 아니라 신뢰입니다. 신뢰할 수 있는 관계로 나아가기위해서는 일정 정도의 친밀함이 필요합니다. 학기 초 가정방문을 통해 교사가 학생의 방과 흔적을 공유하는 순간, 라포(Rapport)가 형성되고, 친밀함이 시작되며, 친밀한 사제관계로 들어가는 중요한 기회가 됩니다.
결국, 가정방문은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 성장의 초석이며, 학교와 가정의 신뢰관계를 세워가는 중요한 디딤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25년 첫째마당과 함께 시작된 가정방문을 통해 삼위일체 교육의 한 축을 감당하는 학교-가정의 관계가 견고해지는 기회가 되길 진심으로 기대하고 축복합니다.
2025년 3월 31일 밀알두레 심부름꾼
신기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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